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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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x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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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antix666 » 2015/11/11 Wed 6:35 pm

기쁘고 무섭고 떨립니다.

상처가 많아 대를 이을 자식을 낳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새 생겼어요.

2달 가량 되었습니다.

어제 사실을 확인했어요.

아침에 가게에 와서 과연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생명이니 낳아야 하는 게 맞고, 또 키워야 하는게 부모의 권리라는 것도 아는데

그게 의무로만 여겨질까 두려워요.

행여 내가 가진 상처들, 대를 이어 받아온 상처가 자식에게까지 유전되는게 아닌가

겁이 납니다.

그래도, 태어날 아이에게 많은 축복을 주고 싶어요.

여러분들께도 작은 축복의 말 한마디 부탁드려요.

맘 속에 담아두고 살겠습니다.

덧 : 태명은 톰 크루즈입니다.

예정일을 계산해보니 7월 4일 미국 독립 기념일이더군요.

갑자기 7월 4일생이란 톰 크루즈 주연 영화가 생각나서 그렇게 지었어요.

태몽이 호랑이 세마리라서 첨에는 타이거 마스크라고 지을려고 했어요.

줄이니 "타마.." 일본어로 ...라서 결국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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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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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cklove » 2015/11/11 Wed 10:43 pm

축하드립니다. 정말 기쁜 일이네요.
아마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은 무한 책임감만 밀려 오실 거 같네요. ^^
아빠로서는 당연한 것이지요.

그렇지만 아이가 태어나 한 가정의 구성원이 되고 나면
진짜 행복이 뭔지 더 많이 아시게 될 겁니다.
둘 만의 행복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행복
그리고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한 숨은 희생과 사랑 ...
그 희생이 사랑이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무한 책임이 무한 행복으로 다 치환될 겁니다.

과거에 받았던 상처가 많으시기에 걱정되신다니 충분히 그 마음 이해가 됩니다.
저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요.
그 때, 저는 이렇게 결심했습니다.
"부모님 대에서 내 대로 내려 온 모든 상처는 내 과거에 묻어 버리겠어.
내 아이에게는 절대 물려주지 않을 거야, 내 대로 충분히 족해!"
그리고 그렇게 기도했었지요.

지금요? 우리 아이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 과거의 상처? 아이들은 모릅니다.
지금 고등학교 3학년, 2학년인데 밝게 잘 자라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프랑스에 살고 있는데 프랑스 아이들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는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남자는 아빠로 다시 태어나는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아빠는 위대하다!!!!!

뱃 속에 있는 아이에게 늘 말해주세요.
"사랑한다! 축복한다! 너는 우리집 복덩어리니까!"

멀리 프랑스에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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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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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봄맘 » 2015/11/12 Thu 6:21 pm

축하합니다.
두려움의 크기가 크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느낄게 되실 것입니다.

생각보다 생명이 커가는 모습이 주는 커다란 기쁨에
모든 두려움과 고생스러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바로지금"이 가장 소중한 때입니다.

antix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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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antix666 » 2015/11/17 Tue 10:44 am

축하해주신 k9200544님 cklove님 봄맘님, 그리고 글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축하받은 만큼 기쁜 소식 전해드려야 하는데 슬픈 소식을 전해드리네요.

몇일 동안 글을 쓸 엄두가 나지않아 그냥 멍하니 있었습니다.

지난 주 아내 상태가 이상하고 피가 비치는 일이 있어 급히 병원을 찾고 집사람이 유산 방지 주사를 맞았습니다.

토요일 다시 상태를 보았는데..

아기집이 더이상 자라지 않습니다. 심장이 뛰지 않아요.



계류 유산 판정 받았습니다.

밤마다 이름 때문에 고민하고 어떻게 키울까 고민하고

잘키워야지 다짐했는데

내가 갖지 못한 행복 모두 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나와 아내옆에 왔던 아이가 우리 곁을 떠났어요

아직 세상이 아름다운지 험한지 채 모양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아빠, 엄마 소리 한번 못해보고 가버렸네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 듣고 가버렸어요.




아빠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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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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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cklove » 2015/11/18 Wed 6:56 am

:o 세상에 ... :o
힘내세요!!!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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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x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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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antix666 » 2015/12/20 Sun 9:26 pm

한동안 좀 바삐지내느라 접속이 힘들었어요.

집사람은 이제 건강해졌습니다. 노산에 자연유산이라 걱정했는데 자연 배출까지 되었습니다.
소파수술을 했으면 무리가 많이 갔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저도, 집사람도 건강하게 잘 있습니다. 어제, 오늘은 이사하느라 정신없이 지냈어요.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서로간의 신뢰뿐이더군요. 더 많이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축하해주신 분들, 걱정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cosmos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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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cosmos2015 » 2016/05/03 Tue 2:51 pm

글 잘 읽었습니다...

도무지 안 쓸수가 없네요.

아내 분께서 고생을 많이 하신것 같습니다. 두 분이서 오래도록 행복하길 빌고요,

멀지 않은 날에 부디 좋은 소식이 두 사람에게 함께 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blac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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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아빠가 된거 같습니다.

Post by blackG » 2017/01/21 Sat 12:45 pm

세상에.... 힘내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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